[특허뉴스] “AI에 특허 맡겨도 될까”... APAA·AIPPI Korea, 특허명세서·거절이유 대응부터 기업 보안·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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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38회 작성일 26-09-10 08:58본문
APAA Korea·AIPPI Korea, IP 업무의 AI 전환 공동 세미나... “AI는 명세서를 15분 만에 썼지만”... 환각·기밀·법적 책임은 결국 ‘인간의 몫’
![]() ▲ 아시아변리사회한국협회(APAA Korea)와 한국국제지식재산보호협회(AIPPI Korea)는 9월 9일 서울 대한변리사회관에서 ‘IP 업무의 AI Transformation-AI 툴 활용과 AI 거버넌스’를 주제로 공동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특허뉴스 |
생성형 인공지능(AI)이 특허명세서를 불과 5∼15분 만에 작성하고, 심사관의 거절이유와 심판원의 판단까지 분석하는 시대가 열렸다. 기업 현장에서도 AI를 활용한 특허관리와 선행기술조사가 이미 실무 단계에 진입했다.
그러나 AI가 만들어낸 결과를 그대로 신뢰하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존재하지 않는 효과를 사실처럼 만들어내는 ‘환각’, 기업 기밀의 외부 유출 가능성, 검증 과정에서 오히려 커지는 전문가의 업무 부담, 잘못된 판단이 초래할 법적 책임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아시아변리사회한국협회(APAA Korea)와 한국국제지식재산보호협회(AIPPI Korea)는 9월 9일 서울 대한변리사회관에서 ‘IP 업무의 AI Transformation-AI 툴 활용과 AI 거버넌스’를 주제로 공동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에는 변리사와 변호사, 기업 지식재산 담당자 등 실무 전문가 150여 명이 참석했다. 생성형 AI가 특허 실무에 빠르게 도입되는 상황에서 최신 AI 도구의 성능과 실제 활용 사례를 검증하고 보안과 기밀성, 비밀유지특권, 법적 책임 등 기업과 전문가가 반드시 고려해야 할 AI 거버넌스의 기준을 논의했다.
특히 단순한 AI 서비스 소개와 시연을 넘어 현직 변리사들이 실제 사건 기록과 실무 과제를 활용해 IP 전문 AI 도구의 성능을 직접 검증했다는 점에서 기존 AI 행사와 차별화됐다.
![]() ▲ (좌측)유병호 APAA Korea 회장 (우측)안성탁 AIPPI Korea 회장(사진=AIPPI Korea) © 특허뉴스 |
유병호 APAA Korea 회장은 “AI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고, 어디까지 맡길 것인지에 대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며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업무 흐름의 일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일하는 방식을 다시 설계하는 첫발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AIPPI Korea 안성탁 회장은 "성능이 된다고 해서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보안과 비밀유지, 책임 소재까지 함께 정리돼야 AI가 실무에 자리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 명세서 작성 툴, 가상 발명으로 실증... “테두리를 넓히는 일은 아직 사람의 몫”
첫 번째 세션에서 특허법인 씨엔에스 윤병훈 변리사(AIPPI Korea 이사)는 국내 2개사와 해외 2개사의 AI 명세서 작성 툴 가운데, 직무발명신고서를 사용해 AI가 직접 명세서를 작성하는 ‘직접 작성형’ 3종을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AI의 사전학습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공개된 적 없는 가상의 화장품 조성물 발명을 새로 만들어 입력했고, 발명자가 흔히 저지르는 오류를 의도적으로 심어 뒀다.
세 툴 모두 어색하지 않은 형태의 명세서를 만들어 냈으며, 개입 없이 진행한 일괄 작성은 5∼15분, 변리사와 협업해 한 건을 완성하는 데는 1∼4시간이 걸렸다. 이는 그간 변리사가 손수 명세서를 작성했을 때 하루 이상 소요되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효율을 보였다.
다만 세 가지 툴 모두 직무발명신고서에 적힌 발명의 테두리 안에서만 명세서를 작성하는 경향을 보였다. 변리사가 종속항 설계와 정성적 표현의 정량화, 수치 범위의 근거 등 구체적 지침을 제시하자 완성도가 뚜렷하게 올라갔다.
윤병훈 변리사는 “AI가 발명자가 제안한 내용을 상당한 수준으로 명세서화하는 능력이 있음을 확인했다”면서도 “발명자가 미처 인식하지 못한 숨은 현상까지 이해해 발명의 최대치를 끌어내는 부분은 아직 AI에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거절이유 대응 툴, 판결문 제공 전후로 결론이 뒤집혀
두 번째 세션에서 제일특허법인 조호균 변리사(APAA Korea 기획이사)는 복수의 생성형 AI 툴에 동일한 거절이유통지서(OA)와 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같은 지시를 준 뒤, 결과를 비교한 사례를 소개했다.
사례로는 우선권 판단 및 청구범위 해석이 쟁점이 됐던 확정 판결을 바탕으로 구성한 가상의 거절이유와 한국과 유럽에서 심사 결과가 달리 나온 기계 분야 출원의 거절이유가 활용됐다.
발표에 따르면 AI 툴들은 관련 심결·판결 자료를 제공받기 전과 후에 우선권 판단 및 청구범위 해석에서 서로 다른 판단을 내놓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국가별로 심사 결과가 갈린 사례에서는 등록에 이른 청구항의 핵심 문언이 심사관과의 면담 과정에서 형성된 것이어서 서면 자료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요소가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도 언급됐다.
조 변리사는 “OA 분석을 요청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변리사가 어떤 자료를 어느 시점에 제공하고 무엇을 질문하는지가 결과의 품질을 크게 좌우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툴이 보편화하더라도 심사관과의 면담을 비롯해 AI로 대체하기 어려운 변리사 고유의 영역은 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승인된 환경에서만”... 기업은 이미 실무 단계, 외부 대리인 기준은 공백
세 번째 세션은 IP 업무에서 AI가 실제로 어디까지 쓰이고 있는지, 그리고 이를 관리할 거버넌스는 어떻게 마련되고 있는지를 다뤘다. 기업 IP 책임자와 AI 솔루션 공급사가 한자리에 모여 패널토의로 진행됐다.
기업들의 도입은 이미 실무 단계였다. 임혜숙 SK텔레콤 IPR팀장은 “사내 특허관리시스템(IPMS)에 의견제출통지서 검토와 영문 명세서 검토를 지원하는 AI 에이전트를 연계해 활용하고 있다”며 “외부 전문 솔루션도 활용하되 비용, 보안, 내부 시스템 연계 등을 고려해 자체 에이전트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한오 네이버 상무는 “엔터프라이즈 버전으로 제공되는 AI 툴을 사용한다”면서 선행기술조사와 기술동향 조사, 침해·무효 분석, 번역, 사내 보고자료 작성까지 활용 범위를 넓혀왔다고 소개했다.
공급사들이 전하는 도입 방식에서도 차이가 뚜렷했다. 기업은 온프레미스를 우선 검토하고 자사 보안정책에 맞춘 요구를 내놓는 반면, 특허법인은 보안 요구가 거의 없다는 지적이 복수의 공급사에서 나왔다.
확산의 걸림돌로는 성능보다 검증 부담이 먼저 꼽혔다. 결과물을 확인하는 데 드는 시간이 절약한 시간을 넘어서면 실무에서 쓸 수 없다는 것이다. Patlytics의 IP Counsel인 Candice Kwak(곽재선) 미국 변호사는 “기술적 허들을 넘는 데 마주하는 가장 큰 장벽은 사용자 검증 부담"이라며, "AI의 분석 역할과 출처 검증 기능을 분리해 인용 정확도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증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는 제품 로드맵의 축이기도 했다. Solve Intelligence 창업 멤버인 David Long(주용훈) 유럽변리사는 "확율적인 속성이 필연적인 AI를 활용하면서 어떤 부분이 사람의 검증을 필요로 하는지 명확히 설정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그 다음 단계는 사람의 검증을 필요로 하는 영역 자체를 줄이는 것이고, 이 두 단계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말햤다.
거버넌스에서 가장 선명한 원칙을 밝힌 쪽은 기업이었다. 이한오 상무는 “공개 전 자료를 AI에 입력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임혜숙 팀장은 “회사가 승인한 엔터프라이즈 AI 환경을 중심으로 활용하며, 미공계 발명 및 출원정보 등 민감정보는 보안이 확보된 사내 승인 환경에서 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공급사들은 각기 다른 해법을 제시했다. 기반 모델 제공자와 데이터 미보존(ZDR) 조건을 맺고 전송·저장 구간을 암호화한다는 곳이 있는가 하면, 외부 상용 LLM을 아예 쓰지 않고 자체 모델을 서비스하며 국내 서버에 저장한다는 곳도 있었다.
아이팩토리 유장현 대표(변리사) “클라우드 AI의 데이터 공개·학습 이슈를 경계해 창업 초기부터 자체 서빙 환경에서 모델을 직접 운용해 왔다”고 말했다. 반도체·이차전지처럼 국가핵심기술로 분류되는 기술의 발명신고서나 명세서를 다룰 때 해외 서버를 경유하는 AI 툴이 산업기술보호법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작 비어 있는 곳은 외부 대리인에 대한 기준이었다. 네이버와 SK텔레콤 모두 외부 대리인의 AI 활용에 대한 별도 가이드라인은 아직 없으며 관리 기준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워트인텔리전스의 송완감 이사(변리사)는 “AI 툴 사용이 보편화되고 있지만 대리인들은 기업에서 정확한 가이드를 주기를 원한다”며 “기업이 정책적으로 AI 툴 사용을 전망하되 활용 가이드를 함께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 발표자들과 청중이 종합토론을 하고 있다(사진=AIPPI Korea) ©특허뉴스 |
변호사·의뢰인 비밀유지특권(Attorney-Client Privilege·ACP)과 업무성과물 보호 시행예정... 그러나 변리사·의뢰인 비밀유지권은 여전히 공백
네 번째 세션에서 법무법인 광장 박환성 변호사는 2026년 미국에서 선고된 판결 네 건을 소개했다.
변호인의 지시 없이 스스로 생성형 AI로 FBI 수사의 방어 전략 보고서를 작성한 형사 피고인 사건에서는 비밀유지특권과 업무성과물 보호가 모두 부정된 반면, 본인소송 당사자가 AI로 서면을 준비한 사건들에서는 AI가 ‘사람이 아니라 도구’에 불과하므로 AI를 썼다는 사정만으로 업무성과물의 보호가 포기되지는 않는다고 판단됐다.
박 변호사는 이러한 판결들이 “비밀유지특권과 업무성과물의 인정 여부는 AI라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누가, 왜, 어떤 지위에서 AI를 사용했는지에 좌우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정리했다.
그는 대중용 AI의 약관과 개인정보처리방침이 비밀유지특권 인정의 장애 요소가 될 수 있고, 보호가 인정되더라도 AI의 무제한 사용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짚었다.
박 변호사는 이어 미국 특허소송에서 국내 변리사와의 교신자료가 증거개시 대상이 되는지를 짚었다. 미국 법원은 해당 교신이 어느 나라 법과 관련되는지를 먼저 따지는 ‘터치 베이스(touching base)’ 접근에 따라 외국 특허 사안과 관련된 교신에는 사법적 국제예양의 차원에서 그 나라 법이 인정하는 특권을 존중해 왔다.
과거에는 한국에 성문 규정이 없더라도 광범위한 증거개시제도가 없다는 점을 들어 미국 연방특권별을 적용해 보로한 사례가 있었으나, 2026년 변호사법 개정으로 한국에도 명문 규정이 생긴 만큼 같은 논리가 유지될지는 불분명하다는 설명이다. 비밀유지권 관련 조항이 생긴 만큼 교신이 상시 보호되는지는 불분명하다는 설명이다.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최승재 변호사는 국내 입법 동향을 발표했다. 2026년 2월 19일 개정된 변호사법은 제26조의2를 신설해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비밀 의사교환 내용, 그리고 소송수사·조사를 위해 작성한 서류와 자료를 공개하지 않을 수 있도록 했으며 시행일은 2027년 2월 20일이다.
최 변호사는 그동안 우리 법제가 변호사에게 비밀유지 의무만 지우고 의뢰인에게는 공개를 거부할 권리를 주지 않아 간접 보호에 그쳤다며, 이번 개정이 의뢰인의 권리를 처음 명문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변리사의 비밀유지권은 도입되지 않아 미국 특허침해소송에서 국내 변리사와의 교신자료가 보호받지 못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 과제로 제시됐다.
현행법상 변리사도 민사소송법 제315조의 증언거부권과 형사소송법 제112조의 압수 거부 조항에 변호사와 나란히 규정돼 있으나, 이는 직무상 비밀유지 의무가 있는 직책에 관한 것이어서 의뢰인의 권리와는 성격이 다르다.
최 변호사는 특허법과 변리사법 영역의 비밀유지권 도입이 남은 과제라며, 대법원 태스크포스가 논의 중인 민사소송법 개정안에서 한국형 증거개시제도(K-Discovery) 도입과 연계해 이 문제가 함께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공동 세미나는 AI가 특허 검색과 명세서 작성, 거절이유 대응을 넘어 기업의 IP 전략과 법률 리스크 관리까지 영향을 확대하는 시점에서 국내 IP 전문가들이 최신 AI 활용 전략과 거버넌스 방향을 함께 모색한 논의의 장이 됐다는 평가다.
한편 APAA Korea는 아시아 변리사 간 친목을 도모하고 회원 각국의 지식재산권 제도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1969년 창립된 아시아변리사회(APAA)의 한국협회다. APAA는 본회와 각국 협회로 구성되며, 매년 각국에서 열리는 이사회에는 세계 각국에서 1,500명 이상이 참석한다.
AIPPI Korea는 1897년 설립된 세계 최대 규모의 민간 지식재산 전문가 단체인 국제지식재산보호협회(AIPPI)의 한국 지부로, 전 세계 110개국 약 9,000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AIPPI는 국내외 지식재산 이슈에 대한 연구와 전문가 교류를 통해 글로벌 IP 정책 논의에 기여하고 있으며, 그 연구 결과는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등 국제기구의 정책 논의에도 참고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